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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보틀 대란에서 승리하다?

Rin5star 2014. 8. 9.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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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무렵부터 인스타그램에 마이보틀 인증샷이 심심찮게 올라왔다.

리버스 사(社)에서 나오는 오더메이드 제품으로, Today's special에서 판매를 하는 리유저블 물병이다.

젖병을 만드는 소재로 되어있어 뜨거운물이나 차가운 음료를 담아도 환경 호르몬 걱정 없이 사용이 가능 하다고 한다.


Today's Special은 도쿄의 지유가오카시부야에 하나씩 가게가 있고, 최근엔 온라인 상점도 오픈했다.


처음엔 막연히 '아 에코 텀블러구나'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점점 인기가 치솟더니 마이보틀 구매 대란이 일어났다.

구매대행부터 유사상품, 카피상품 등등 엄청난 물통들이 쏟아져 나왔다.


한국에서 구매대행을 하는 경우엔 싸면 2만5천원에서부터 3만원이 넘는 가격까지 천차만별에

진품여부를 가늠하기도 애매했다.


2월에 일본 여행을 갔을때도 마이보틀은 별 관심이 없었다. 오히려 Today's special에서 나오는 다른 제품들이 더 흥미로웠다.


마이보틀 대란속에 '어라? 나도 하나 있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보틀 앓이도 잠시였다.

그렇게 몇개월이 지나고 7월 중순쯤 오사카에 있는 몬치치랑 라인을 주고 받던중 7월23일 오후 3시에 온라인 스토어에 마이보틀이 재입고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오사카에 있는 몬치치가 마이보틀을 사고싶다고 이야기 하는 바람에 나도 다시한번 마이보틀 앓이가 시작 됐다.

23일에 하필이면 알바가 있는 몬치치를 대신해 한국서 내가 온라인으로 주문을 하고 오사카로 배송을 받아서 8월 초에 입국하는 몬치치가 가져다 주기로 이야기를 끝냈다.


20일, 21일, 22일, 드이어 23일!!!

다른 일을 다 팽개치고 이른시간부터 온라인스토어에서 어슬렁 거렸다.

중간에 다른 물건을 실수로 주문하는 헤프닝까지 있었지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3시가 되길 기다렸다.

드디어 3시!!!

아 진짜, 짜증나...

3시가 됨과 동시에 서버가 다운이 됐다.

아무래도 한국이며 일본이며 온라인스토어로 구매 하려는 사람이 몰려서인지 좀처럼 홈페이지 접근이 힘들었다.

열을 내며 열심히 페이지 리로딩을 하는데 40분만에 겨우 장바구니에 마이보틀 세개를 담을 수 있었다.

마이보틀이 곧 내 손에 들어올거란 행복에 겨워 결제를 진행 하는데, 마지막 결제완료 단계에서 품절!!!

아 진짜!!!!!!!!!!!!!!!장난하나!!!!


이까짓 물통이 뭐라고 한시간 넘게 (사실은 두시간? ㅋㅋ) 기다리고 접속시도하고 했는데 결제 완료 직전에 품절이라니... 품절이라니!!!!


몬치치에게 슬픈 소식을 전하고 포기했다.



그날 저녁.

도쿄에서 워킹홀리데이중인 대학 친구랑 이야기를 하는데

지유가오카점이 집에서 걸어 갈 정도로 가깝고 시부야점은 알바를 하러 가는 길목이라 늘 지나간다고 선뜻 사서 오사카의 몬치치에게로 보내주겠다고 한다.

아 정말!! 너무 반갑잖아!!! 너무 고맙잖아!!!

몬치치에게 이 이야기를 전하고 친구에겐 미안하지만 수고를 끼치기로 했다.


다음날 오전 친구는 발빠르게 마이보틀을 사서 인증샷 까지 보내줬다.

하...진짜 이까짓 물병 하나때문에...





8월 3일, 몬치치가 한국에 왔다.

마음같아선 바로 만나서 도데체 이 물병이 어디가 매력적이길래 그렇게 난리인가 보고싶었지만, 서울서 후배가 휴가를 와서 몬치치는 수요일 오후나 되서야 만날 수 있었다.

보온보냉이 안되는 제품이라 차가운걸 담거나 하면 바깥으로 결로가 생긴다고 해서 파우치까지 만들어 놓고 기다린 마이보틀!!


드디어 개봉!!

막상 포장을 뜯고 눈앞의 마이보틀을 보는 순간 내 안의 물욕이 사라지고

'나는 이걸 어디에 쓰려고 샀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ㅋㅋ

원래 짐을 많이 들고다니는걸 안좋아해서 조그만한 가방에 카드, 현금, 신분증, 휴대폰, 립밤 정도만 담아다니는 내가 굳이 손이 번잡하게 텀블러를 쓰는 일은 없다.

스타벅스 같은데를 가더라도 매장 내에서 마시는게 대부분이고 그럴땐 매장용 머그잔에 달라고 하는 편이라 텀블러가 거의 필요 없는데 말이다.


게다가 그 이름도 유명한 코끼리 마호병! 이라 불리는 조지루시의 보온보냉 텀블러도 있는데...





결국 마이보틀은 고이 모셔뒀다.


사실, 일본에서 마이보틀은 한국의 인기만큼 대단하진 않다고 한다.


에코백이니 마이보틀이니 Today's Special에서 판매하는 제품들이 독특해 보이기는 하지만 에코백도 마이보틀도 큰 흥미가 없었는데, 주변에서 부채질을 하니 나도 마이보틀앓이를 하게 됐고 시들해 졌을땐 몬치치가 시들해진 불씨에 기름을 부었고 결국 샀다.

개똥을 담아도 예쁘다는 마이보틀은 내 손에 들어왔고, 뒤늦은 참전이긴 해도 마이보틀 대란에서 난 승리했다.


친구를 번거롭게 하긴 했지만 저렴하게 구입을 해서 그나마 마음의 위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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