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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살쟁이는 과연 누구?

Rin5star 2015. 1. 23.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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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0일


아침에 눈을 떴는데 목이 아팠다.

출근 준비를 하는데 몸이 무거웠다.

오늘은 회사에 중요한 미팅이 있는날.

내가 직접 참여 하는건 아니지만 오래 전 부터 준비해온 중요한 미팅이었기 때문에 유난히 긴장을 했다.

그래서 몸이 더 피곤하다 생각했다.


오전 10시 30분

오전 회의를 마치고 자리로 돌아와 앉았는데 얼굴이 화끈거렸다.

아무래도 일에 집중을 할 수 없어 잠시 병원에 다녀오겠다 외출을 했다.

목이 아프고 코가 막히는 증상이라 이빈인후과가 더 나을거란 김선생의 말에 근처 이비인후과를 찾았다.

"와~ 엄청 아팠을텐데 어떻게 참았어요?" 라던 의사선생님.


목이좀 아프고 몸이 무겁다 느껴질 뿐 크게 아프단 생각은 못했는데,

의사할배의 말에 갑자기 엄청난 몸살이 몰려오는 느낌이었다.

시간 있으면 링거한대 맞고 가라는 의사할배.

그정돈 아닌거 같은데 하면서도 오후 업무를 생각해 링거를 맞기로 했다.

 


링거 허세.jpg

주사실은 히터를 얼마나 세게 틀어놨는지 열이나서 더운건지 히터때문에 더운건지 분간이 안갔다.

링거를 꽂고 누워있는데 살짝 한기가 들었다.

아, 내가 아프긴 아프구나.



이 얼마만의 링거인가..?

건강한편에 속하는 나는 일년에 한번 감기를 앓을까 말까 한 정도인데,

올해 감기는 유난히 독하다더니 결국 나도 감기ing.

링거를 꽂고 누워있는데 수액 떨어지는 속도가 너무 빨라서인지 손등이 우리하게 아팠다(우리하게는 아마 부산사투리 인가? ㅋㅋㅋ)

간호사 언니를 불러 속도를 좀 늦춰달랬더니 원래 좀 빨리 맞아야 하는 약이란다.

응?

어쨌든 속도를 조금 늦추고 억지로 잠을 청했다.

근데 웃긴건, 그 와중에도 여러사람이 있는데서 혹여나 코를 골까봐 잠이 들만하면 깨고 들만하면 깨고 

코를 골 틈도 없이 쪽잠을 잤다.



점심시간쯤 되서야 사무실에 돌아왔다.

미팅때문에 서울서 오신 사장님과 스웨덴에서 온 미스터A까지 "Are you okay?"라며 걱정을 하신다.

예스 예스 아임파인.


아 근데 약효가 있긴 한건지 몸이 좀 개운한거 같았다.

무사히 미팅을 잘 마치고 저녁 사주신단 고문님 말에 같이 저녁까지 먹고 집에와서 조잘조잘 잘 떠들고 잠이 들었다.




1월 21


아침에 눈을 떴는데, 여전히 몸이 찌뿌둥 하고 영 기운이 없었다.

어제의 링거는 역시 과잉진료에 바가지 진료라 욕하며 출근을 했다.


거의 매일 들르다 시피하는 회사 건물 1층의 편의점 알바생 언니가

날 위해 빼두었다며 허니버터칩 두봉지를 내밀었다.

내 입맛엔 영 안맞지만 란짱이 생일 선물로 갖고싶다 할 정도라 구하지못해 쩔쩔 맸는데...

고마워요 알바학생.


몸은 무겁지만 기쁜마음으로 사무실에 들어와 업무 준비를 하는데, 어제보다 더 힘이든게 영 아니다 싶었다.

오전 회의를 마치고 조퇴를 하겠노라 보고를 했더니 흔쾌히 그러라신다.

사무실 리모델링이니 미팅준비니 잔뜩 긴장하고 얼어있다 긴장이 풀려서 그런거라시며 얼른 가서 푹 쉬라고 하신다.

다정한 우리 대표님


그 와중에 늦었지만 올해 연봉계약을 하고 가라던 부장님.

어짜피 늦은거 내일하나 모레하나, 나 힘들어요.


출근한지 함시간 반만에 퇴 to the 근. 오예!


집앞 내과에서 재 진료를 받고 주사도 맞고 집에와서는 시체처럼 뻗어 잠만 잤다.


아픈데도 불구하고 넘치는 식욕.

그래도 염치는 있는지 넘치는 식욕에도 불구하고 뭘 먹어도 맛이 안느껴졌다.


평소에 저렇다면 정말 슬플일 ㅋㅋㅋㅋㅋ


오후, 업무와 관련없는 쓰잘데기 없는것 때문에 약기운에 잠든 날 전화로 깨운 부장님.

아 진짜 나한테 왜이럼?


미봉사몽간에 답을 해주고 다시 자려는데 또 전화가 왔다.

짜증도 나고 받기도 싫었지만 안받았으면 큰일 날 뻔 했다.

내일 아침에 눈 떠보고 상태가 영 별로다 싶으면 하루 더 쉬어도 좋다신다.

오 예! 이것도 아마 대표님의 지시였을듯...

융통성 없는 부장님에게선 절대 있을 수 없는 일


그래도 오래 자리를 비울 수 없기에 내일은 부디 출근 할 수 있는 상태가 되길 빌며 잠들었다.




1월 22일


와, 진짜 대박...

아침에 눈을 떴는데 진짜 눈만 떠지고 손이 안움직였다.

목소리는 이미 짜이찌엔, 부은 편도때문인지 귀가 멍멍하고 간질간질 정말 사람을 들었다놨다했다.


아 진짜 오늘은 제대로 출근 할려고 했는데...

이러면 안돼요안돼요안돼요돼요돼요돼요...ㅋㅋㅋㅋ


도저히 지금상태론 출근 할 수 없을거 같다고 병원에 갔다가 괜찮아지면 오후에라도 출근 하겠다고 했더니 그냥 푹 쉬란다.

감사합니다.


엄마가 어제 끓여준 수정과를 뜨겁게 해서 하루종일 홀짝 거렸다. (뜨거운 수정과도 마이쩡 냠냠)

약기운에 잠을 자다 깨다 자다 깨다를 반복하며 그렇게 하루를 보냈다.




1월 23일


여전히 무거운 몸과 마음이지만 오늘 하루만 잘 버티면 주말이니 그걸 위안삼아 출근했다.

내 얼굴 보자마자 걱정부터 하시는 우리 귀요미 대표님.

강철멘탈 부장님은 잘 쉬었냐 몸은 괜찮냔 말 한마디 없이 바로 오전업무를 지시했다.

무정한 사람..


여전히 코가 막히고 목소리가 안나오고 귀가 멍멍하지만 

책상에 앉아 이렇게 포스팅을 할 정도가 되서 정말 다행이다.

ㅋㅋㅋㅋㅋㅋㅋ


비록 바쁜 업무는 없지만 사무실에 제대로 출근을 했다는거 자체가 대견하다.

불금인데 아파서 어디 놀러가지도 못하고, 식욕은 있으나 뭘 먹어도 무無맛이라 맛있는걸 먹지도 못하는 불쌍한 쭈구리가 되었다.

이번 감기가 독하다고는 하지만 정작 나는 몸살인지 감기인지 그냥 좀 피곤한건지 크게 덜 힘들었는데, 이비인후과 의사할배가 엄살을 너무 떨어서인지 아픈거 같은 느낌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의사할배 덕분에 엄살 떨며 링거까지 맞고...

부디 주말동안 푹 쉬고 다음주엔 부활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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