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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이 다 되어가도 철이 들지 않는 이유?

Rin5star 2014. 12. 23.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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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낫던 김미녀가 돌아왔다.

김미녀는 지난번 마이보틀 대란때 날 승자로 만들어준 은인으로 대학 친구다.

귀국 몇일 전 부터 한국오면 치맥부터 하자던 김미녀와 만나 회사근처 유명한 철판볶음밥 집에서 배가 빵 터지도록 먹기도 하고

휴대폰을 같이 사러 가기도 했다.

주문 해 뒀던 휴대폰을 받던날, 김미녀는 다름 메뉴를 다 팽겨치고 맥도날드를 먹어야겠다며 길건너 맥도날드로 향했다.



김미녀가 원했던건 저 키티인형.

손바닥만한 인형을 맥도날드 제품과 함께 구입을 하면 제품가격+5000원에 구매 할 수 있고,

인형만 사면 8000원이란다.

아니... 저 쪼꼬만한 인형을 왜때문에 큰돈을 들여가며 사야하나?

솔직히 나도 인형을 좋아하긴 하지만 굳이 저 돈을 줘 가면서 까지 갖고싶을 정도는 아니였다.

(아마 내가 좋아하는 스티치 인형이었다면 10000원이었어도 샀을듯.



결국 그녀는 폼폼푸링 키티 인형을 손에 쥐었다.

하지만, 저날 저녁 김미녀는 다른 친구들과 치맥을 즐긴 뒤 현관 신발장 위에 키티가 든 종이기방을 뒀고, 쓰레기라 여긴

김미녀의 어머님께서 몽땅 내다 버렸다는 사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종이 가방안에 휴ㅐ폰 사면서 받은 케이스며 셀카봉까지 이것저것 많았는데..

짜이찌엔...



인형따위를 사려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던 김미녀를 욕한 그날 저녁.

일본에서 란짱이 한국 던킨도넛에서 도넛을 사면 3000원에 무민 인형을 살 수 있다며 갖고싶다고 했다.

솔직히 북유럽 요정 무민에 관심도 없고 귀엽다고 생각 해 본적도 없었는데,

란짱이 보낸 무민 사진은 정말 귀여웠다.

딱 내가 좋아하는 베개사이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링고스타는 사실 어려서부터 납작한 베개형 인형을 매우 좋아했다.

4,5살 까지 찍어둔 사진들을 보면 10장중 1,2장은 납작인형과 함께 한 사진이다.

엄마아빠말에 의하면 어딜가나 납작인형과 함께 가려고 해서 짐이 많았다고 한다.

나중엔 꼬질꼬질 더러워져서 엄마가 몰래 갖다 버리셨다고...


저 무민 인형을 보자마자 "어머 이건 사야해!" 라는 신의 계시가 왔다.

집근처 던킨에 가서 사야하나 하고 네이버에 살짝 검색을 했더니

품절인 곳이 많단다.



전화도 안받던 그 매장들을 뒤로하고 이대로 포기해야하나 싶을 그때,

지난 여름 할머니를 모시고 일주일에 한번씩 갔던 병원이 생각났다.

병원 1층 상가에 던킨도넛이 있는데, 그 매장은 비교적 사람이 적었다.

오예!! 전화 해 봐야지.

월요일 아침, 출근준비를 하다말고 그 매장으로 전화를 했다.

다행히 다섯마리가 있다고 한다.

한시간이면 도착 할테니 두마리만 빼놔 달라고 부탁했다.

한시간 안에 안오면 다른 손님에게 팔겠다던 매니저.

잉잉이이잉


머리도 제대로 못말리고 비까지 오던 월요일 아침이었는데 비오 추위도 무민을 갖겠다는 내 의지를 꺾을 순 없었다.

7시 반, 무민원정대가 집을 떠나 긴 여정을 떠났다.

출근도 뒤로하고 구한 무민.

도넛 16개와 무민 두마리를 쟁취했다.

하... 귀여워.

내가 매장에 도착 했을땐 이미 앞에 사람이 두마리나 사갔다고 한다.

남은게 세마리라 다 사오고 싶었는데 누가 또 온다고 해서 양보...


무민두마리와 도넛 16개를 양손에 짊어지고 출근했다.



하마인듯 하마아닌 하마같은너.

무민을 하마라고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은데, 무민은 핀란드의 요정.

북유럽 요정은 하마같이 생겼네?

아직 비닐도 안뜯고 티비위에 올려놨다.

휴...내가 너때문에...




이날은 아침도 도넛, 간식도 도넛, 저녁먹고 또 도넛

도넛을 토할만큼 먹은날.

원래 좋아하지만...

많이먹으면...

마이쩡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당분간은 안먹어도 될듯...



이제 해가 바뀌고 또 한번 해가 바뀌면 서른인데...

나는 어째서 저 인형이 목숨을 걸었는지...

김미녀를 그렇게 욕하고 비웃었는데 ㅋㅋㅋㅋㅋ

어느새 나도 그녀와 같이 인형의 노예가 되었다.


김미녀는 무민을 구하려 동분서주하는 내 모습을 보며 자신의 모습을 비춰 반성했고,

나는 무민을 구하러 뛰어 다니며 그녀의 키티를 향한 간절함을 이해했다 ㅋㅋㅋㅋㅋㅋㅋ


우리가 철이 들지 않는 이유는 철딱서니 없는 짓을 해도 서로를 이해해 주는 친구가 있어서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승전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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